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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MA 벙커 | 비전온비전 Vision on Vision (1)
    미술스터디 2017.12.19 16:18
    르메트르 비디오 콜렉션
    비전 온 비전 Vision on Vision
    2017년 12월 7일부터 2018년 1월 21일까지 SeMA 벙커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기획 : 김현진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문화원이 후원하는 전시이다


    작가, 출신, 제목, 년도, 매체, 러닝타임
    감상평



    에밀리 자시르, 팔레스타인,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2003, DVD, 20분


     작가는 저녁 6시에 오스트리아의 36개 화상카메라 화면 중 하나에 자신의 모습을 삽입했다.
    그녀의 모습을 찾아보려고 애를 써도 봤는데, 당연하게도 누가 그녀인지 알 수 없었다. 모든 화면에 있는 것도 아니라서 어느 화면에서 그녀가 있을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그녀를 찾으려는 '시도'를 했으나 어떤 것도 얻지 못했고, 결국 내게 작가가 정한 제목처럼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작가의 말처럼 작가가 어디에도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고, 어딘가 계속 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드러냈으나, 드러나지 않는 정체성을 보여주며 사회에 녹아있는 우리의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아이작 줄리앙, 영국, 영역들, 1984, 16mm 필름 DVD 변환, 24분


     1980년대부터 인종, 계급, 성과 같은 사회에서 소외되어 있는 영역들을 날카롭고 과감하게 파헤쳐온 작가이다. 이 작품은 영국 흑인의 경험에 초점을 맞춰 영국에서의 삶을 실험적인 형식으로 관찰하였다. 런던 카니발의 BBC버전, BBC를 해체시킨 버전을 분석해 특정 장면들이 흑인 차별에 어떻게 공조하는지를 밝히고 있다. 해체를 통해 재해석하여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흑인에 대한 차별을 내가 알고 있던 모습보다 더 낱낱이 볼 수 있었는데, 특히 그들 자체로(즉, 그들의 취향이나 관심사조차) 존중받지 못했던 장면들을 보면서 차별과 학대의 모습을 보았다. 내면에 작은 충격이 일어났다. 그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않고, 바꾸려는 태도는 인종, 계금, 성을 넘어서서 사회에서 공공연하게 자주 일어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차별을 자주 일어나는 가벼운 사건으로 보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차별과 학대를 우리가 너무도 쉽게 자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조롱하거나 업신여기는 태도로만 차별을 표현했다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마침 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을 때 (흑인들의 노래하고 춤추는 즐거움 조차 보고 싶지 않았던 백인들의 제제가 나오고 있을 때), 한 쪽 너머로 우아한 인도의 나라들 작품 속에서 크럼프를 추고 있는 흑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에너지를 억압하려고 했다니.. 

    데이만타스 나르케비치우스, 리투아니아, 컨츄리맨, 2002, 16mm 필름 DVD 변환, 19분 


     리투아니아의 정체성을 쟁점화 시키고 있는 이 영상에서 리투아니아는 자율시장 경제와 사회주의적 과거 사이에 위치한 공간일 뿐 아니라, 과거를 잊고 새로운 유럽의 선구주자로 나서고자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리투아니아는 소련 사상의 강력한 영향으로 서양 역사 속에서 영원한 이방인으로 정의되어있다. 작가는 단순히 영상언어로 눈앞의 것들을 찍는 것이 아닌 우리가 역사를 다루는 과정을 기록하고자 했다.
     우아한 클래식음악이 나오고 영상은 리투아니아의 기념비적 오브제를 롱테이크로 보여준다. 우아하지만 어딘가 피폐한 장면들을 사선으로 움직이는 화면효과로 왠지 모르게 리투아니아에 대한 슬픔과 의문을 품게한다. 작가가 역사적 아픔을 극복하고 치유하는 과정이 너무나도 우아하다. 자극적인 장면, 충격 없이도 마음을 열게하는 방법을 아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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